나의 여행 스타일은 이렇다. 우선 지도를 펼쳐 유명한 곳, 랜드마크를 파악한다. 아날로그를 좋아하기에 출력물이 있을 확률이 높은데, 그래서 지도가 있다면 지도에 표시한다. 그리고 도시를 덩어리로 자른다. 그 한 덩어리가 하루 내가 둘러볼 지역이 되리라. 그곳의 식당, 카페, 볼 만한 것들을 미리 찾아 표시한다. 잠시 쉬고 싶을 땐 카페를, 식사 시간일 땐 식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말이다. 6월 14일은 그렇게 마레지구의 날이 되었다.
파리에서 교환학생을 한 친구가 요즘 파리 사람들은 마레지구에서 논다고 했다. 요즘 파리지앵을 꿈꾸며 마레지구를 걸었다. 햇살도 좋고, 이어폰에서 나오는 노래도 좋으니, 관광객이 아니라 하루 놀러 나온 이곳의 젊은이가 된 기분이었다. 실컷 아이쇼핑 했다.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패션, 소품 디자인 등 내게 낯선 모든 것이 신선한 자극이었다.
마레지구의 생마르탱 운하.
마레지구 독립서점 Ofr. 최근 한국 서촌에도 Ofr 서울이 생겼는데, 여기는 독립 서점이라기보다는 소품샵에 가깝다.
갈레뜨와 화이트 와인. 햇살이 좋을 땐 화이트 와인이 마시고 싶다.
길을 걷다 만난 어느 작은 공원에 사람들이 누워있길래 나도. 피크닉 세트를 챙기지 않아서 가방과 옷 위에 누웠다.
오후를 다 보내고 현대 미술관, ‘퐁피두 센터’로 갔다.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이랑 비교했을 때 퐁피두 센터는 내게 기대만땅이었다. 예술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보다 해석할 수 있는 작품과 전시를 좋아하는데 퐁피두는 그런 현대 작품이 많을 것이었다. 퐁피두 센터는 외관부터 지멋대로 생긴 게 나를 설레게 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작품. 기후 위기 관련 내용이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냥 귀여워서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