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여행의 우체통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레터의 맨 밑에는 의견이나 소감을 전할 수 있는 우체통이 있어요.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우체통에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너무 기뻐서 입 틀어막고 발 동동 춤췄어요. 그중 드라이브로 사진을 공유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준비했습니다. 지금까지 레터의 사진이 모두 담겨 있어요. 새로운 레터가 발송되면, 24시간 내 사진을 드라이브에 업데이트해 둘게요. 너무 소중한 의견과 후기 감사합니다. (드라이브 바로가기) * 다음 레터부터, 드라이브 바로가기는 레터 맨 밑으로 옮겨둘게요! / 모든 사진은 개인 소장용으로 간직해 주세요 :)
Day. 13
좋은 날씨, 알맞은 차림새 그렇지 못한 장소
거짓말처럼 날이 갰다. 날씨 좋은 날은 그에 걸맞은 차림새를 해줘야 한다. 사악한 북유럽 물가를 경험하다 자비로운 아테네 물가를 만났을 때, 옳다구나 산 검은 핫걸 민소매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갈이 하기 전에나 입었을 것 같은 그런 손바닥만 한 민소매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하필 바티칸 투어를 가는 날이라는 것이었다. 습하지 않은 유럽은 실내로 들어가면 선선하다 못해 쌀쌀하다. 더군다나 바티칸은 가톨릭 교황국이라 노출은 피하고 예를 갖춰야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블랙 민소매 핫걸로 꾸미고, 아쉽지만 후드집업을 걸쳤다. 어글리 코리안은 되고 싶지 않았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가이드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감탄했지만 아쉽게도 지금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은 없다. 그래도 아쉽지 않다. 그저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바티칸 광장의 우체국에서 엽서를 사 한국으로 보냈다. 그 엽서는 나보다 먼저 한국 우리 집에 도착해 나를 맞아 주었다. 막학기 대학생의 심란한 마음을 한 자 한 자에 눌러 담았다.
바티칸 시티로 들어가는 입구. 망치를 든 사람이 미켈란젤로라고 한다. 당연히 기억해낸 것 아니고 찾아봤다.